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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살의 삶, 도바다 라이프 1957년생 남자의 실제 경험과 곁에서 직접 들은 삶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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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를 다시 본 밤, 영도다리에서 첫사랑을 택시 태워 보냈다

50년 만에 영화 해바라기를 다시 봤습니다.20대 때는 유명한 영화라고 하니 안 보면 촌놈 소리를 들을 것 같아 친구 따라 봤던 영화였습니다.그때는 전쟁 때문에 사랑하는 남녀가 헤어지는구나, 그 정도로 봤던 것 같습니다.그런데 나이가 들어 다시 보니 이상하게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전쟁 때문에 헤어지고, 다시 만났을 때는 이미 다른 가정을 이루고 있던 남자 주인공이었습니다.저 사람 마음속에는 얼마나 말 못 할 것이 많을까.그 생각을 하다가 그날 밤 나나 무스쿠리의 Try to Remember를 들었습니다.눈을 감고 듣고 있으니 영화보다 더 오래된 내 기억 하나가 살아났습니다.결혼식을 사흘 앞둔 첫사랑을 영도다리 근처에서 택시에 태워 집으로 돌려보냈던 밤입니다.20대에는 영화 속 여주인공만 보였는데..

친구·추억 2026. 8. 28. 21:57
80대 스님 형님이 내게 남긴 말, 상선약수

이 글을 쓰는 지금, 내일모레면 형님의 81번째 생일입니다.찾아뵈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형님을 미워해서만도 아니고, 그렇다고 존경하는 마음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원망도 있고 고마움도 있고, 미안함도 있고 끈끈한 정도 남아 있습니다.내 스님 형님은 원래 우리 집안의 기둥 같은 사람이었습니다.어릴 때부터 동네에서 공부 잘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가난한 형편에서도 장학생으로 학교를 다녔습니다. 취직도 일찍 해서 돈을 벌었고 집안에도 힘이 되어줬습니다.그런데 형님의 인생은 내가 어릴 때 생각했던 것처럼 반듯하게만 흘러가지는 않았습니다.나를 걷게 해준 형에게 나는 욕을 했다나와 형님은 열 살 차이가 납니다.내가 지금까지 형님에게 받은 것 가운데 잊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내 아픈..

가족·돌봄 2026. 8. 27. 21:58
50년 친구와 당구 한 판, 영원한 호구가 내가 됐다

술집 8만원, 노래방 12만원.그날 친구들과 당구 한 판 치고 내가 계산한 돈이 20만원이었습니다.돈도 돈이지만 더 약이 오른 것은 따로 있었어요.50년 넘게 우리가 ‘호구’라고 놀리던 친구한테 마지막 한 점을 얻어맞고, 그날부터 내가 호구1이 되어버렸습니다.50년이 넘도록 친구 셋의 당구 실력도 별명도 거의 그대로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공 하나가 그 순서를 뒤집어버렸어요.꼴찌가 술하고 노래방까지 쏘자얼마 전 50년 넘게 알고 지낸 친구 둘과 당구를 쳤습니다.우리 셋은 젊었을 때부터 당구를 같이 치던 친구들입니다.한 친구는 우리가 인정하는 300 고수고, 나는 친구들이 부르는 짠돌이 200입니다.나머지 한 명은 150.우리가 수십 년 동안 ‘영원한 호구’, ‘물당구’라고 놀리던 친구입니다.요즘..

친구·추억 2026. 8. 26. 09:48
69세에 처음 면허 딴 친구, 면허취소 뒤 칠순 넘어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칠순을 넘긴 나이에 과감하게 또 필기와 실기시험을 보고 면허를 다시 땄습니다.내가 그 소식을 듣고 감동을 먹은 사람은 국민학교 동창 철수입니다. 여기서는 철수라고 하겠습니다.그런데 이 친구가 처음 운전면허를 딴 것도 늦었습니다.69살이었습니다.60년 가까이 알고 지낸 친구가 69살에 처음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배수로에도 빠지고, 과태료 고지서도 받고, 결국 면허까지 취소됐습니다. 그런데 칠순을 넘기고 다시 시험장에 갔습니다.인간문화재, 69세 철수의 비밀철수가 69살이던 어느 정월, 꽤 추웠던 때였습니다.철수는 그 당시 69세였고 국민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60년지기 친구였습니다.이 나이가 되도록 운전면허가 없는 남자라고 다른 친구들이 종종 놀렸습니다.“야, 니는 인간문화재 감이다.”철수는 덩치에 비해 ..

친구·추억 2026. 8. 25. 10:07
반려견을 싫어했던 내가, 다투던 이웃에게 받은 푸들 엔젤과 1년을 살았다

“다시는 이런 인연 안 만들겠다.”엔젤을 보내고 돌아오면서 나는 그렇게 맹세했어요.그런데 지금 다른 사람의 반려견을 보고 있으면 마음 한구석에서 또 이런 생각이 듭니다. 만약 엔젤 같은 녀석이 다시 나한테 온다면 나는 정말 외면할 수 있을까.참 이상하지요. 나는 오래전부터 집 안에서 개를 키우는 것을 아주 싫어했던 사람입니다.개는 넓은 마당이 있는 시골 같은 데서 키우는 짐승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나중에는 강아지 한 마리를 잃어버리고 밤새 찾아다니다 파출소에 신고까지 했습니다.반려견 반대했던 나, 아들 강아지와 개똥 사건내가 결혼하고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였어요.옆집 친구가 강아지를 키우는데 그게 그렇게 재미있고 좋아 보였나 봅니다. 아들이 강아지 한 마리만 키우자고 얼마나 졸라대던지 결국 흰털 강아..

돈·일상 2026. 8. 24. 15:38
70살 친구가 결혼정보사에 100만원을 냈다, 거제도에서 처음 들은 속마음

“친구야, 내가 결혼정보사에 100만원 주고 알아봐 달라고 했다.”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에게 얼마 전 전화가 왔다. 여기서는 영섭이라고 하겠다.며칠 전 거제도로 둘이 1박 2일 낚시를 갔을 때만 해도 나는 그 친구가 술김에 한 말인 줄 알았다. 일흔이 넘어 다시 장가를 가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그런데 정말 결혼정보사에 100만원을 냈다고 했다.전화를 끊고 나니 웃음보다 거제도에서 친구가 했던 말들이 다시 생각났다.중학교 때 볼펜을 주던 친구영섭이를 안 지는 50년이 훨씬 넘었다.중학교 때부터 집안 형편이 좋은 친구였다. 비싼 맞춤 교복을 입고 다녔고 나한테 볼펜 같은 것도 잘 줬다.그렇다고 돈 자랑을 하는 아이는 아니었다. 말수가 적었고 자기 집안 이야기도 잘 하지 않았다.중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친구·추억 2026. 8. 23. 22:41
보험료 41만원이 버겁던 날, 20년 암보험 해약한 사촌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행님요. 20년을 넣었는데 몇 달 전에 해약했거든요. 그런데 위암이라네요.”이종사촌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가게 장사가 어려워 반지와 목걸이까지 팔았고, 오랫동안 넣던 암보험도 해약했다고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건강검진에서 위암 초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나는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마침 나도 그 무렵 보험료 때문에 머리가 아팠다. 매달 25일쯤 되면 보험료 빠져나간다는 문자가 왔다. 실손보험부터 여러 보험을 합치면 한 달에 약 41만원이었다.벌이가 줄어든 70살에게 41만원은 그냥 숫자가 아니었다.매달 빠져나가는 41만원이 아까워지기 시작했다젊어서 월급을 받을 때와 퇴직하고 난 뒤의 41만원은 느낌이 달랐다.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속도는 느려졌는데 보험료는 날짜가 되면 꼬박꼬..

돈·일상 2026. 8. 22. 19:38
장인과 나, 추운 겨울에 따뜻한 바람이 되고 싶다

바람을 선선하게 맞으면서 장인이랑 한잔하면 정말 든든하고 좋았어요. 노포에서 꼼장어에 소주 한잔이었죠. 그때도 장인은 나를 도서방이라고 부르면서 산 이야기, 땅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게 마지막 한잔이 될 줄은 그때는 몰랐어요. 요즘 나이가 드니까 부모님 산소에 자주 가게 되는데, 그날은 갑자기 우리 아버지 돌아가시고 3일 뒤에 돌아가신 장인이 생각났습니다.꼼장어 소주, 장인과 마지막 한잔정말 아주 오래전 일이라 기억도 가물가물합니다. 우리 아들이 초등학생 때인가 그랬어요. 그때 장인어른이 우리 아들 강아지 고르는 거 한번 같이 봐준다고 오셨거든요. 그때 한잔했습니다.그날 꼼장어에 양파랑 대파 넣고 양념해서 은박지 깔고 구워 먹었지요. 그 집이 노포였어요. 바람을 선선하게 맞으면서 장인이랑 한잔하면 그게 ..

가족·돌봄 2026. 8. 21. 14:45
보험설계사 도전기, 후배가 내 호주머니에 10만원을 넣던 날

옛 직장 후배에게 보험 하나 들어달라는 말을 하러 갔습니다. 막상 얼굴을 보고 앉으니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보험 이야기는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나오려는데 후배가 내 호주머니에 봉투를 억지로 넣었습니다.밖으로 나와 조용히 열어보니 5만원짜리 두 장이 들어 있었습니다.나는 보험을 팔러 갔다가 보험 대신 10만원을 받아 나온 사람이 됐습니다. 일흔이 넘어서 보험설계사 일을 한번 해보겠다고 나섰던 때의 이야기입니다.월 1만5000원짜리 가입에서 시작된 보험설계사처음부터 보험설계사가 되려고 찾아다닌 것은 아니었습니다. 친구 사무실에 놀러 갔다가 상조 관련 일을 한다는 한 팀장을 만나면서 시작됐습니다. 씩씩하고 말도 잘하고 붙임성이 좋은 사람이었습니다.며칠 뒤 다시 만났을 때 월 1만5000원 정도인..

은퇴 후 도전 2026. 8. 20. 16:38
오전 9시 용두산공원, 혼자 온 사람은 나만이 아니었다 오전 9시 용두산공원, 혼자 온 사람은 나만이 아니었다

일요일 아침, 아무도 나를 찾지 않아서 혼자 용두산공원에 갔다. 그런데 그날 혼자 나온 사람은 나만이 아니었다.그날 아침 TV를 보는데 부산에 가볼 만한 곳으로 용두산공원이 나오데요. 특별히 약속도 없고 불러주는 사람도 없어서 목욕을 하고 지하철을 타고 나갔습니다.시간은 오전 9시쯤이었습니다.관광객들이 제법 있었는데 대부분 둘이나 셋씩 같이 다니고 있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도 보였고요.혼자 걷고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괜히 왔나 싶었습니다.영도와 부산항을 보며 혼자 벤치에 앉았다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공원을 조금 걸었습니다.그러다 벤치에 앉았습니다. 멀리 영도와 부산항 쪽을 바라보면서 옛날 생각도 조금 했습니다.일요일 아침인데 연락할 사람도 없고, 나를 불러주는 사람도 없는 것 같아..

친구·추억 2026. 8. 1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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