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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삶

대장암 항암 중 위암 초기 발견, 위 50% 절개 거부하고 10년 된 이야기

dobadalife 2026. 8. 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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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통 속이 텅텅텅 하면서 울림이 퍼져나와 귓속을 계속 맴돌았어요. 어금니를 너무 깨물어서 지금도 가끔 중간 어금니 한 개가 시큼거립니다. 대장암 항암치료를 받던 중에 위암 통보를 받은 날 이야기입니다.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을 때는 그래도 가족도 생각나고 이것저것 생각이 났는데, 위암이라는 말을 들으니 머릿속이 그냥 텅 비어버렸어요. 청천벽력이라는 말은 그럴 때 쓰는 것 같습니다.

    대장암 항암 중 신김치국물

    50대 말이었어요. 퇴직도 얼마 남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대장암 3기로 상행결장을 약 40센티미터 잘라냈고, 항암치료도 6개월 이상 거뜬히 마쳤어요. 그러고는 몸을 열심히 다듬고 있었습니다.

    거뜬히 마쳤다고는 했지만 제일 힘들었던 날이 따로 있어요. 항암치료 입원하러 가기 2, 3일 전입니다. 그때가 맥없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몸속에 남아 있던 항암약 기운이 다 빠져나갔기 때문인가 봅니다. 그래도 그런 것들은 용감히 잘 견뎌 냈어요.

    그 2, 3일 동안은 거의 비타민 음료하고 쌀죽으로 지냈습니다. 그리고 나는 신김치 국물이 제일 맛있어서 그걸 많이 먹었어요. 다른 건 입에 안 붙는데 그건 넘어가더라고요. 왜 그게 그렇게 당겼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어릴 때부터 김치 국물에 밥 말아먹는 걸 좋아해서일까요.

    위암 초기 통보, 머리통이 텅텅텅

    그런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겁니다. 대장암 항암도 무척 힘들었지만, 그보다 더 힘든 상황을 만나서 너무너무 아찔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검진하러 가는 날도 아닌데 담당 의사 면담 제안이 왔습니다. 그래서 면담을 하게 되었어요. 일주일 전에 대장 내시경을 할 때 위 내시경도 같이 했는데, 위에 종양이 생겨서 조직검사를 하자고 했었거든요. 그 조직검사를 일주일 후에 했고, 그 결과가 위암 초기라고 명명하네요.

    그 말을 듣는 순간이 앞에서 말한 그 순간입니다. 머리통 속이 텅텅텅 울리고, 어금니를 얼마나 깨물었는지 그 자국이 아직도 남아 있어요.

    뒤에 간호사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내가 한 30초 정도 책상 위에 엎드리고 있었다고 하네요. 나는 그걸 기억 못 합니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담당 의사와 1시간가량 치료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어요.

    위암 통보 당일, 서점으로 간 이유

    병원을 나와서 집으로 바로 가지 않았습니다. 부산 서면에 있는 영광도서 서점으로 갔어요. 위암, 대장암 관련 책하고 민간 암 치료 서적을 구입한 걸로 기억됩니다.

    집에 와서 열심히 책을 봤죠. 주로 음식에 관한 것이었는데 생소하고 거의 일반적인 내용이라 그냥 무덤덤하게 넘어갔어요. 뭔가 손에 쥐고 싶어서 서점에 간 건데, 막상 펴보니 내 얘기는 거기 없더라고요.

    문제는 3일 후였습니다. 담당 의사가 수술 관련해서 여러 가지를 이야기했는데, 나도 모르게 그 의사에게 신경질적으로 화를 내고 말았어요. 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각서 쓰고 도장 찍은 환자, 10년째 검진 중

    그 당시 의사는 위 종양이 나중에 커질 수 있으니 안전하게 50%를 절개하자고 했어요. 그때도 참 암담했습니다. 아직 대장암도 완쾌가 되려면 2, 3년은 잘 케어해야 된다고 했는데 말이죠. 참고로 암은 완쾌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고 하데요.

    나는 의사와 싸우다시피 할 정도로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버텼어요. 의사라고 해서 다 옳은 것은 아니구나, 그때 그런 생각을 했고 지금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내 몸은 내가 책임진다, 위 종양 부분을 최소화해서 그 부분만 내시경으로 도려내자고 했어요. 그래서 각서를 쓰고 도장을 찍고 그 방법으로 진행했습니다. 의사 왈, 이 계통에서 의사 생활을 하면서 의사 말 안 듣고 이렇게 하자는 환자는 내가 처음이랍니다.

    사실은 나도 겁이 많이 났어요. 각서에 도장을 찍을 때 손이 가벼웠던 것은 아닙니다. 수술 결과는 의사 말에 의하면 최선을 다해 잘 되었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나머지 완쾌하느냐 재발하느냐는 환자의 몫이라고 겁을 주데요.

    수술 뒤로 나는 정말 노력했어요. 혹시나 전이나 재발이 되지 않을까 해서요. 절제된 생활과 몸 챙기기, 특히 헬스로 그중에서도 작은 근력운동을 소홀히 하지 않고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게 5년이 지나고 8, 9년이 지나고 이제 10년이 다 되어가는 것 같아요. 그래도 긴장하며 수시로 가까운 내과병원을 찾아 작은 검진을 받고 있습니다.

    각서에 도장을 찍은 사람은 나였으니 그 뒤로 몸을 챙기는 것도 내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앞으로도 근력운동은 계속할 겁니다. 그리고 검진은 지금처럼 수시로 받으러 갈 거예요. 10년이 됐다고 마음을 놓을 생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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