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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살의 삶, 도바다 라이프 1957년생 남자의 실제 경험과 곁에서 직접 들은 삶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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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 이박사 떠난 후, 1400만원보다 아픈 것

은퇴한 옛 직장 동료와 금정산에 산행을 갔다가 하산하는 길이었어요. 그때 비보를 들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약 55년을 붙어 다닌 친구가 심장마비로 갔다는 겁니다.나는 그길로 병원에 달려갔어요. 너무나 허망했습니다. 슬퍼서 눈물도 안 나오더라고요. 우리가 이박사라고 부르던 친구였습니다. 똑똑하고 영리해서 학창시절부터 박사라고 불렀어요.병원에 서 있는데 지난 일들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이런 친구도 가는구나 싶었어요. 그러다 갑자기 친구가 미워지기도 했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르겠어요.아들에게 처음 꺼낸 1400만원 이야기장례가 끝나고 얼마 뒤였습니다. 나는 몇 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우리 아들에게 이야기를 꺼냈어요. 다른 친구에게도 말하기 싫었던 일이었습니다.이박사가 살아 있을 때 급하게 돈이 필요하..

친구·추억 2026. 8. 18. 21:04
약 세 통을 믹서기에 갈아 화단에 뿌린 날 약 세 통을 믹서기에 갈아 화단에 뿌린 날

오늘도 눈을 뜨면 책상 위에 놓인 약병과 작게 포장된 알약들이 먼저 보입니다.나이가 들면서 내 주변에 늘어난 것 중 하나가 약입니다. 반대로 통장 잔고와 몸의 힘은 자꾸 줄어드는 것 같아 가끔 겁이 납니다.노인의 아침, 약병이 먼저 인사한다병에 들어 있는 것도 있고 하루치씩 작게 포장된 것도 있습니다. 머리맡에도 있고 식탁에도 있고, 하나둘 모이다 보니 집 여기저기에 약이 보입니다.늘어나는 것은 주름과 약이고 줄어드는 것은 잔고와 근력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요즘 내 모습을 보면 그 말이 남의 이야기 같지가 않습니다.나는 50대 말에 대장암 3기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도 했습니다. 그 일을 겪은 뒤부터 병원과 약이 예전처럼 낯설지는 않게 됐습니다.그런데 약을 계속 보다 보면 가끔 이런 생..

건강·병원 2026. 8. 18. 15:08
70살 앞두고 두피·눈썹문신에 두 달 용돈을 썼다

어느 날 집에 와서 거울을 봤는데 내가 봐도 얼굴에 나이가 그대로 보이데요. 낼모레 일흔이던 때였습니다. 그날 미장원에서 들었던 말이 자꾸 생각났습니다. 머리숱이 적어 보이는 부분에 두피문신을 해보라는 말이었습니다.처음에는 이 나이에 뭘 또 그런 걸 하나 싶었습니다. 비용도 생각났고 친구들이 보면 뭐라고 할까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쯤 지나 다시 그 미장원을 찾아갔습니다.거울을 보고 다시 미장원으로 갔다나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머리를 자르고 염색을 합니다. 염색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검은색으로 해놓으면 내 눈에는 머리숱도 조금 많아 보이기 때문입니다.그날도 커트와 염색을 하고 있었는데 미장원에 있던 50대쯤 되어 보이는 여성이 염색을 하니 훨씬 젊어 보인다고 하데요.그러면서 원장님이 머리숱이 ..

건강·병원 2026. 8. 17. 16:19
부의금 관리 30년, 눈 마주치고 고개 돌린 날의 기록

옛 직장 상사 아들 결혼식장이었어요. 축의금을 내고 돌아서는데 옛 직장 동료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몇 달 전에 딸 결혼한다고 나한테 연락을 줬던 사람인데, 나는 부조도 안 하고 가지도 않았거든요.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눈이 마주치자마자 고개를 돌리고 급히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그날 얼굴이 얼마나 화끈거렸는지 몰라요. 그 돈 몇 푼 때문에 참, 이렇게 사나이 자존심을 구겨버리다니.부의금 관리, 30년치 한글파일에 이름만 주욱오늘 아침에 폰으로 문자를 확인하다가 몇 달 전 문자가 눈에 들어왔어요. 그날 부의금 관련해서 문자가 세 개나 왔던 날입니다. 하나는 사촌 딸이 결혼한다고 연락이 왔고, 또 하나는 친구 모친이 돌아가셔서 연락이 왔고, 또 하나는 옛 직장 동료가 막내딸 결혼시킨다고 문자가 왔습..

돈·일상 2026. 8. 16. 19:37
처음 간 묻지마 관광, 옆자리 사람과 관광버스 대신 시외버스를 탔다

버스가 출발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어요.내 옆에 앉은 얌전해 보이던 여성이 좌석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좀 조용히 하세요. 이런 양아치 같은 사람이 있나.”뒷자리에서 큰소리로 떠들던 남자한테 그렇게 쏘아붙이는 겁니다.옆에 있던 내가 너무 놀라서 말렸어요.그날 처음 본 사람이었습니다.그런데 몇 시간 뒤에는 그 사람과 남지 유채꽃밭을 같이 걷고 있었고, 부산으로 돌아올 때는 원래 타고 온 관광버스를 타지 않았습니다.둘이 남지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부산행 버스를 탔습니다.처음 가본 묻지마 관광에서 그렇게 될 줄은 나도 몰랐습니다.회비 5만원, 처음 타본 묻지마 관광버스동네 목욕탕에서 만나 동생처럼 지내는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그 친구가 어느 날 일요일에 부산 지하철 동래역으로 가자고 하데요.하루치기로 다녀오..

친구·추억 2026. 8. 16. 15:02
부산 깡통시장 나들이, 45년 만에 '어이 주병장 아이가' 외쳤다 부산 깡통시장 나들이, 45년 만에 '어이 주병장 아이가' 외쳤다

어이 주병장 아이가. 내가 그렇게 외치자 주변 사람들이 깜짝 놀라 떠나갈 정도였어요. 부산 부평동 깡통시장 안, 당면 한 접시 놓고 막걸리를 마시던 자리였습니다. 옆자리 노인하고 군대 이야기를 몇 마디 주고받다가 서로를 알아본 겁니다. 45년 만이었어요. 그 친구도 곧바로 육군병장 도병장이네 하고 받더라고요. 우리는 뜨겁게 악수를 하고 밖으로 나갔습니다.깡통시장, 20대 고갈비 골목을 다시 걷다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구나 싶습니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한참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꿈틀거리죠.날씨가 쌀쌀한 초겨울 어느 일요일이었어요. 하릴없이 그냥 돌아다니고 싶어서 집을 나섰습니다. 같이 간 사람은 없어요. 그냥 혼자 갔습니다. 부산의 명물 자갈치 시장에 가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광복..

친구·추억 2026. 8. 15. 14:31
달 목욕 단골이 언양시장에서 본 것, 5만원을 과일 밑에 넣은 날

그날 언양 시장에서 나는 깜짝 놀라 자빠질 뻔했어요. 리어카 위에 있는 과일들과 일회용 비닐봉투 꾸러미, 그 옆에 선 한 사람이 내가 알던 목욕탕 김사장이었어요. 허름한 옷차림에 면도도 안 해서 하얀 턱수염이 수북했습니다. 부산에서 제법 큰 과일상점을 했고 지금은 자식에게 물려주고 한 달에 용돈을 200만원씩 받는다던 그 양반이요. 울산 5일장에서 '어어' 하고 그렇게 만났습니다.달 목욕, 은퇴 후 9년째 하루 5000원나이 들수록 단정해야지 싶어서 나는 달 목욕을 다닙니다. 달 목욕이라는 게 별건 아니고, 하루 목욕비가 9000원인데 한 달치를 미리 신청하면 하루 5000원 정도로 계산이 되는 겁니다. 매일 다니는 사람한테는 이게 딱 맞아요. 그래서 은퇴 후 지금까지 이걸 고수해 왔습니다. 은퇴한 지가..

돈·일상 2026. 8. 14. 17:35
제사 갈등 실화, 아들이 '할아버지가 학생 때 돌아가신 줄 알았다'고 했다

제삿날 저녁, 작은형님이 상을 발로 찼습니다. 과일상이 그대로 엎어졌어요. 그날 나는 제사상을 바꿔서 차렸습니다. 전도 안 부치고 생선도 나물도 없이 과일만 올렸고, 지방도 한자로 안 쓰고 한글로 아버지 이름, 어머니 이름을 적어 세워놨어요. 형님들한테는 미리 말씀도 안 드렸습니다. 우리 부부 마음대로 한 겁니다. 작년을 끝으로 부모님 제사는 그만 모시기로 했는데, 그렇게 되기까지 그 저녁이 있었습니다.제사 15년, 아버지 손잡고 따라다니던 아이가 모시게 됐다부모님이 돌아가신 지 약 15년이 흘렀네요. 그 15년을 내가 제사를 모시고 살았습니다. 형님이 두 분 살아 계시고 여형제가 넷인 집안인데, 형님 두 분 모두 연세가 일흔여덟, 여든으로 나와는 다른 지방에 살고 계세요. 그리고 그 집안 자식은 딸만 ..

가족·돌봄 2026. 8. 14. 11:41
대장암 항암 중 또 위암 초기 통보, 치료 방법 앞에서 머리가 텅 비었다

머리통 속이 텅텅텅 울리는 것 같았습니다.어금니를 얼마나 꽉 깨물었는지, 지금도 그 어금니가 시큼할 때면 그날 세게 깨물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대장암 3기로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그런데 이번에는 담당 의사에게 위암 초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대장암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가족도 생각나고 이것저것 생각이라도 났습니다.두 번째 암이라는 말을 들은 그날은 달랐습니다.아무 생각도 안 났습니다.대장암 항암 중 두 번째 암이라는 말을 들었다그때가 내 50대 말이었습니다. 대장암 3기로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하던 중이었습니다.대장암 수술과 항암치료를 겪었던 과정은 대장암 3기 후기, 병문안 다니던 내가 당사자가 됐다에 따로 적어두었습니다.이 글에서는 그 치료를 받던 중 다시 위암 초기라..

건강·병원 2026. 8. 13. 17:32
알파벳 몰랐던 70대 할아버지, 손녀와 이태원 영어 약속을 했다

어느 날 일곱 살 손녀 YS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받자마자 “그랜드파더” 하면서 영어로 신나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몇 마디 알아듣고 나머지는 눈치로 때웠습니다. 조금 있다가는 중국말까지 섞어서 이야기하데요.나는 그저 “그래, 잘한다. 우리 YS 잘한다”고 했습니다.전화를 끊고 방에 가만히 앉아 있는데 갑자기 오래전 아들 영어책이 생각났습니다.영어 문장 위에 한글로 “아엠어보이”라고 또박또박 적어놓았던 그 아이가 지금 이 일곱 살짜리 아이의 아버지입니다.손녀 전화에서 내가 알아들은 건 몇 마디뿐이었다나는 70대이고 아들은 40대, 손녀는 7살입니다. 우리 집 3대가 영어를 처음 만난 모습은 서로 많이 달랐습니다.손녀와 전화할 때 솔직히 말하면 영어를 대충 알아들었다는 것도 좀 과장입니다. “그랜드파더” 같..

가족·돌봄 2026. 8. 1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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