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세에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지만, 첫 일자리는 하루 만에 끝났다

2026. 10. 12. 14:55ㆍ은퇴 후 도전

66세에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에 들어갔다. 한 반에 40~50명 정도가 있었는데, 남자는 나를 포함해 두 명뿐이었다.

교육을 받고 자격증까지 땄으니 이제 어디든 소개받아 일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처음 소개받은 80대 환자를 하루 돌보고 난 다음 날, 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환자분이 50대 정도의 여성 요양보호사를 원하십니다.”

내 첫 요양보호사 일은 그렇게 하루 만에 끝났다.

하지만 자격증을 따는 과정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일은 첫 일자리가 끝났다는 연락이 아니었다. 교육 중 현장실습에서 겪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40~50명이 공부하는 교실에서 남자는 두 명이었다

당시 나는 마땅히 할 일도 없었고, 새로 취직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집에만 머물고 싶지는 않았다.

무엇이라도 하나 배워보자는 생각으로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에 등록했다. 그때 내 나이는 66세였다.

한 반에서 40~50명이 함께 공부했다. 대부분 여성이었고, 남자는 나와 30대쯤으로 보이는 교육생 한 명뿐이었다.

수십 명의 여성 사이에 66세 남자가 앉아 있으니 처음에는 나도 조금 어색했다.

교육은 한 달가량 이어졌다. 이론을 배우고 현장실습도 했다. 평소 해보지 않았던 동작을 익히는 일도 적지 않았다.

교육생끼리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부축하는 연습도 했다. 여성 교육생과 몸을 가까이해야 하는 동작을 연습할 때는 처음에 쑥스럽기도 했다.

그래도 교실에서 연습할 때는 요령을 익히고 힘을 조금 쓰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실습에 나가자 생각이 달라졌다. 사람을 돌보는 일은 교실에서 연습하는 것과는 달랐다.

환자를 부축하다 화장실에서 함께 주저앉았다

현장실습 중 뇌졸중으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운 환자가 화장실로 이동하는 것을 돕게 됐다.

나는 환자의 몸을 받쳐 이동을 도우려 했다. 그런데 환자의 체중이 내 몸에 실리자 교실에서 연습하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순간 다리가 버티지 못했다.

환자를 붙잡은 채 나도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정말 놀랐다. 다행히 환자는 화장실 안전 손잡이를 꽉 잡고 있었고, 가까이에 있던 선배 요양보호사가 곧바로 달려와 도와줬다.

덕분에 환자가 바닥에 넘어지는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나는 발목 인대가 조금 늘어났지만,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실습이 끝난 뒤에도 그 장면이 자꾸 떠올랐다. 환자가 손잡이를 놓쳤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실에서는 동작을 익히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사람을 돌보는 일은 자신의 힘만 믿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날 이후 요양보호사 일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사실을 몸으로 깨달았다. 나 역시 체력을 더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헬스장에서 근력운동을 열심히 했다.

무엇보다 환자를 안전하게 돌보려면 힘만으로는 부족했다. 올바른 방법을 익히고 경험을 쌓는 일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자격증을 땄지만 첫 일자리는 하루 만에 끝났다

교육을 마친 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장실습에서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지만, 자격증까지 받으니 이제 실제로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뒤 요양보호 관련 센터에서 80대 환자를 소개해 줬다. 처음 맡은 일이니 잘해 보려고 했다.

그런데 일을 시작한 다음 날 센터에서 연락이 왔다.

환자 측에서 나 대신 50대 정도의 여성 요양보호사를 원한다는 내용이었다.

환자 가족은 내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나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이거 아니면 못 먹고 사나.”

서운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자격증까지 따고 처음 나간 일자리가 하루 만에 끝났으니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이 한 번의 경험만으로 남자 요양보호사는 일하기 어렵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내가 처음 소개받은 환자가 여성 요양보호사를 더 편하게 느꼈던 것이다.

그 일을 겪고 나서야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실제로 환자에게 편안함과 신뢰를 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사실을 생각하게 됐다.

장모님을 돌볼 방법을 생각하다 아내도 자격증을 땄다

그 무렵 홀로 지내시던 장모님은 90세 정도였고, 아내가 돌보고 있었다. 나 역시 장모님이 계신 시골에 자주 내려갔다.

장모님을 가족이 직접 돌볼 방법을 이것저것 생각하다 보니 아내와 요양보호사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아내도 자격증을 따두면 장모님을 돌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내가 먼저 교육과 현장실습을 경험했기 때문에 어떤 공부를 하는지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아내에게 교육기관에 한번 다녀보라고 권했고, 결국 아내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내 첫 일자리는 하루 만에 끝났지만, 우리 집에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두 명이 됐다.

자격증을 땄다고 해서 곧바로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자격증을 취득한 경험 자체는 내게 의미가 있었다.

70세가 된 지금도 일할 기회를 찾고 있다

나는 이제 70세다.

당시처럼 처음 보는 환자를 맡아 돌보는 일을 다시 할 수 있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요양보호 업무에는 체력뿐 아니라 환자의 상태를 살피는 세심함과 안전하게 이동을 돕는 방법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운전을 할 수 있으니, 운전 경험과 내가 가진 자격증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돌봄 관련 일이 있다면 알아보고 싶은 마음은 아직 남아 있다.

66세에 취득한 요양보호사 자격증은 지금도 가지고 있다.

첫 일자리는 하루 만에 끝났다. 하지만 그 짧은 경험이 내 도전의 전부는 아니다.

교육기관에서 공부했던 시간도, 현장실습에서 환자를 부축하다 함께 주저앉았던 순간도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 있다.

그때 나는 돌봄이라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리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면 자격증만이 아니라 체력과 경험, 안전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70세가 된 지금도 기회가 있다면 일하고 싶다.

66세에 시작했던 도전이 기대했던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 시간이 아무 의미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첫 일자리는 하루 만에 끝났지만, 새로운 일을 배우려 했던 내 마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