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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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3기, 병문안 다니던 내가 환자가 되었습니다
나는 남의 병문안을 다니던 사람이었습니다.주변에 누가 아프다는 소식이 들리면 과일 한 상자를 사 들고 병실 문을 열곤 했습니다. 손을 잡아 주고 “금방 나으실 겁니다”라는 말을 건넨 뒤, 내 발로 걸어 나오는 사람. 그게 바로 나였습니다.그런데 어느 날, 내가 병실에 누워 그 말을 듣는 사람이 됐습니다.예순 무렵,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았습니다.암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그러면서도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내가 살아온 방식 때문인가. 자업자득인가.’건강검진 결과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그전까지는 나름대로 건강에 자신이 있었습니다.쉬는 날 종합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대장 쪽 검사 결과가 좋지 않으니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 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검사를 의뢰받은 곳은 부산..
2026.11.07 -
대장암 항암치료 중 위암 초기 진단, 두 번째 암 통보 앞에서 멈춘 30초
대장암 3기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담당 의사에게서 이번에는 위암 초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첫 번째 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가족 생각도 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도 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암이라는 말을 들은 날에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머릿속이 텅 빈 것 같았습니다.위암 초기라는 말을 들었던 날그때는 50대 말이었습니다. 대장암 수술을 받은 뒤 항암치료를 이어가던 중 위내시경 검사에서 병변이 발견됐고, 조직검사 결과를 설명받으러 갔습니다.“위암 초기입니다.”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텅텅 울리는 듯했습니다. 나도 모르게 어금니를 꽉 깨물었습니다. 나중에 간호사에게 들으니 내가 약 30초 동안 책상 위에 엎드려 있었다고 했습니다. 정작 나는 그 시간을 또렷이 기억..
2026.11.06 -
70대 헬스장 첫 도전, 교감 선생님이라는 거짓말을 하게 된 이유
일흔이 된 해 3월경, 나는 평생 처음 헬스장에 등록했습니다. 몸을 건강하게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운동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나는 뜻밖에도 ‘교감 선생님’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학교에서 일한 적도 없으면서 스스로 교감으로 퇴직했다고 소개했기 때문입니다.처음에는 그 호칭이 듣기 좋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결국 내가 꾸며낸 경력은 생각지도 못한 자리에서 드러났습니다. 그날 나를 더 부끄럽게 만든 것은 누군가의 꾸중이 아니라, 내 체면을 지켜주려는 한 사람의 배려였습니다.일흔 살 3월, 처음 헬스장에 등록했습니다그전까지 나는 주로 뒷산 체육공원에서 운동했습니다. 헬스장은 낯선 공간이었습니다. 에어컨이 돌아가고 여러 운동기구가 가지런히 놓인 실내에서 젊은 회원들이 ..
2026.11.04 -
일흔의 우울한 마음, 나이 탓이라고 넘기기 전에
“요즘은 왜 이렇게 마음이 울렁거릴까.”텔레비전에서 1970년대 거리 풍경이나 오래된 노래가 나오면 한동안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특별히 슬픈 장면도 아닌데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집니다.그 시절이 그리운 것인지, 그때 함께했던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인지 저도 제 마음을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습니다.거울을 보며 혼잣말을 합니다.“나이 탓이겠지. 일흔이 되면 다 이런가.”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편해집니다. 굳이 이유를 찾지 않아도 될 것 같기 때문입니다.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마음의 변화를 모두 당연하게 받아들여도 괜찮을까.오래된 노래를 듣고 눈물이 난다고 해서 우울증인 것은 아닙니다. 지나간 세월에 대한 그리움이나 일시적인 슬픔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2026.10.27 -
잔고는 55만 6천 원, 녹용은 55만 원…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책상 위에 놓인 약병과 약봉지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나이가 들면서 늘어난 것 중 하나가 약입니다. 반면 통장 잔고와 몸의 기운은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나는 50대 후반에 대장암 3기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았습니다. 그 일을 겪은 뒤 병원과 약은 내 생활에서 낯설지 않은 존재가 되었습니다.건강을 위해 필요한 약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듭니다.'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약을 먹으며 살아야 할까?'그러던 어느 날, 뒷산에서 만난 한 사람의 이야기에 마음이 흔들렸습니다.그 사람처럼 건강하게 살 수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55만 원짜리 녹용을 사려고까지 했습니다.하지만 그때 내 통장에는 55만 6천 원이 전부였습니다.병원에 거의 가지 않는다는 사람이 부러..
2026.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