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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집에 와서 거울을 봤는데 50대, 60대 얼굴이 나오데요. 정말 내가 봐도 별 볼 일 없는 노인이라고 얼굴에 나타났어요. 대략 1년 전, 낼모레가 일흔이던 때 이야기입니다. 그러고 나서 그날 미장원에서 들은 말이 생각났어요. 그래서 일주일 뒤에 다시 미장원을 찾아갔습니다.
두피문신 전, 거울 속 50·60대
나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염색을 하고 커트를 합니다. 그날도 간만에 머리카락 커트와 염색을 하러 미장원에 갔어요. 약간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손님인가는 몰라도 50대 여성 한 분이 커피를 마시고 있데요.
커트를 하고 염색도 하고 머리를 말리고 있는데, 그 여성이 사장님은 염색을 하니까 훨씬 젊어 보인다고 말을 하는 겁니다.
사실 내가 염색을 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염색을 하면 머리숱이 약간 많아 보이니까요. 나는 머리카락 숱도 많이 없어서 항상 신경을 써 왔습니다. 항암치료 받을 때 머리가 많이 빠졌던 이야기는 따로 쓴 글이 있어요.
그랬더니 그 여성분이 이러데요. 이곳 원장님이 머리숱 많아 보이는 두피문신을 잘 하니 해보라고요. 그날은 그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거울을 봤어요. 앞에서 말한 그 순간입니다. 그러고 나서 미장원 일이 생각났어요. 아, 이 나이에 두피문신을 하면 좀 멋있어질려나. 그러나 비용이며 주변 반응이며 걱정도 되기는 했습니다.
불법 시술실, 두 달 용돈 55만원
그래도 용기를 내서 일주일 뒤에 다시 미장원을 갔어요. 원장님과 상의한 후에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런데 그 원장이 출입문에 2시간 휴업이라고 안내글을 붙이데요. 그 당시에는 이런 문신 작업이 불법이라, 누가 고발하면 피곤하니 어쩔 수 없다고 해요. 참 신기했습니다. 이게 뭔 대단한 일이라고 문을 닫고 하나 싶었어요.
비용은 두 달 용돈 정도로 많은 것 같아요. 55만원인가 60만원 정도 준 것 같습니다. 원장 말로는 면적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서울 유명한 곳에 가면 훨씬 비싸다고 하데요. 좀 더 젊어지는데 이것쯤이야 하고 호기를 부려봤죠.
하고 나서는 한 일주일 정도 목욕이나 머리를 감지 못해요. 그러고 얼마 후에 거울을 보는데 나도 모르게 씩 웃었습니다. 만족한 것 같았어요. 다른 친구들에게 자랑도 하고 싶어지데요.
그리고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야, 죽으면 돈 갖고 가나. 살아있을 때 이런 것도 해보고 죽자.
눈썹문신까지, 멋있는 오빠 10만원
그러고 얼마 후에 미장원 원장님이 했던 말이 또 생각났어요. 원장님 왈, 사장님은 눈썹이 좀 약하네요, 그러니 시간 나시면 눈썹 문신도 하자고요. 눈썹 문신을 하면 더 강렬하게 보여서 여자들이 줄줄 따라오겠다며 반 농담으로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또다시 미장원을 찾아갔어요. 원래 양쪽에 20만원인데 멋있는 오빠는 10만원으로 해준다고 해서 하고 말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나는 느꼈어요. 이런 것도 용기가 필요하구나. 세상이 나를 보는 것이 아니고 내가 세상을 보고 사는데 무엇을 못하랴 싶었습니다.
또 거울을 보면 내가 아닌 내가 보이는 것 같아서 약간은 신비로운 것 같았어요. 갑자기 내 자신에게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나오데요. 그래서 다음에 친구들을 만나면 검증을 받아볼까 했습니다.
친구들 반응, 술값은 너거가 사줘라
얼마 후에 모임에 참석했어요. 나는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냥 앉아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친구들이 먼저 알아보데요.
어이 올드 프렌드, 니 많이 젊어졌네. 니 요새 약 묵나. 이렇게 물어오는 겁니다.
나는 이렇게 답했어요. 아이다, 내가 투자를 좀 했다 아이가. 그리고 돈을 많이 써서 한 두세 달 술값이 없어 큰일이다, 너거가 당분간 좀 사줘라.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두피문신에 55만원인가 60만원, 눈썹에 10만원. 두 달 용돈이 그렇게 나갔어요. 그런데 친구들 앞에서 그 말을 하면서 내가 웃고 있데요. 돈은 없어졌는데 기분은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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