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내 옆에 앉아 있던 얌전해 보이는 여자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좀 조용히 하세요. 이런 양아치 같은 사람이 있나.”뒷자리에서 큰소리로 떠들던 남자를 향해 쏘아붙인 말이었습니다.나는 너무 놀라서 그 사람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말렸습니다.그날 처음 만난 사람이었습니다.그런데 몇 시간 뒤에는 그 사람과 남지 유채꽃밭을 같이 걷고 있었습니다.그리고 부산으로 돌아올 때는 원래 타고 왔던 관광버스도 타지 않았습니다.둘이 남지 시외버스터미널까지 걸어가 부산행 시외버스를 탔습니다.처음 가본 묻지마 관광에서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나도 몰랐습니다.회비 5만 원 내고 처음 타본 관광버스동네 목욕탕에서 만나 동생처럼 지내는 친구가 한 명 있습니다.어느 날 그 친구가 ..
일요일 아침이었습니다.아무도 나를 찾지 않았습니다.특별한 약속도 없었고, 누가 어디 가자고 부르는 사람도 없었습니다.그날 아침 TV를 보는데 부산에 가볼 만한 곳으로 용두산공원이 나오더군요.‘그래, 오늘은 거기나 한번 가보자.’목욕을 하고 지하철을 타고 용두산공원으로 갔습니다.시간은 오전 9시쯤이었습니다.관광객들이 제법 있었습니다.둘이 다니는 사람도 있었고, 셋이 함께 다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보였습니다.그런데 이상하게 내 눈에는 혼자 걷는 사람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나만 혼자 온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괜히 왔나 싶었습니다.영도와 부산항을 바라보며 혼자 앉았습니다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공원을 조금 걸었습니다.그러다 벤치 하나를 찾아 앉았습니다.멀리 영도와 부산항 쪽을 바라봤습니다.부..
“친구야, 내가 결혼정보회사에 100만 원 주고 알아봐 달라고 했다.”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에게 얼마 전 이런 전화가 왔습니다.여기서는 영섭이라고 하겠습니다.며칠 전 거제도로 둘이 1박 2일 낚시를 갔을 때만 해도 나는 그 친구가 술김에 한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일흔이 넘은 나이에 다시 장가를 가고 싶다고 했기 때문입니다.그런데 정말 결혼정보회사에 돈을 내고 사람을 알아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전화를 끊고 나니 웃음보다 거제도에서 친구가 했던 말들이 다시 생각났습니다.그날 밤 친구가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도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중학교 때 내게 볼펜을 주던 친구영섭이를 안 지는 50년이 훨씬 넘었습니다.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입니다.그때 영섭이는 집안 형편이 괜찮았습니다.친구들보다 좋은 옷..